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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집 앞 능소화

기사입력 2020.07.06 09:3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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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능소화.jpg

     

    능소화

      김윤자 시인

     

    어머니, 지금

    일흔 세 개 생명의 촛대 들고

    능소화 허릿길 휘휘 돌아

    하늘로 오르신다.

    가슴에 또아리 튼 몹쓸 병마는

    하나씩, 둘씩 빛을 지우고

    여름이 지는 날, 한줌 소나기에

    부서지는 잿빛 희망

    흙마당에 덩그러니 누워

    채 눈감지 못한 저 눈부신 슬픔

    시린 세월, 눈먼 꼭두각시로

    사랑의 독항아리

    씨물까지 다 퍼주고

    바싹 마른 우렁이 껍질, 빈몸

     

    어머니,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하여

    연황빛 고운 입술

    하늘 이슬로 목축이시며

    삭은 나무 등을 빌어 오르시더니

    하룻밤 찬비에

    저리도 쉬이 으스러지실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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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IMG_3631.JPG

     

    그 집 앞 능소화

     

    예전에는 '능소화'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 하여 '양반꽃'이라고도, 과거에 급제한 관모에 달아 주었다 하여 '어사화' 라고도 했답니다.

       

    능소화가 활짝 피어 사람들의 눈을 유혹하는 이 계절.

    그 집 앞에는 능소화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.

     

    익산 석암동 추산마을,

    그 집 앞 능소화.

     

    그 집은 지금

    능소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유명한 곳이 됩니다.

     

    IMG_3661.JPG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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